왕따국민의 편지

이재용

2015-04-14 09:05:17, 조회 : 1,415, 추천 : 628

두 사람의 일자리, 계란산업에 벽돌 한장
가볍게 출발한 IMF농장이 17년이란 긴 세월을
세상과 전쟁 속에 보낼 줄은 몰랐습니다.

바보처럼 세상에 이용당했고
미친놈처럼 일했고, 힘껏 싸웠고, 기록을 남겼습니다.
초등학교때 냉수 팔아, 암탉 한 마리 샀고
먼길을 돌고 돌아 만든 5천평의 계란농장
상인의 돈벌이에 위에서 아래까지 농민공격
중앙정부의 직거래 규제에 고통받는 농민의 모습이
국영방송으로 삼천리에 국민들이 구경했고
국민의 세금으로 무늬만 영농조합으로 농민을 공격하고
오리발을 내민 농업기관이 기록으로 남아있고
먼지폭탄으로 농민을 공격한 지방정부
폭탄으로 부서진 사유재산이 역사의 현장으로 남아 있습니다.

계란농장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세상에 감사의 편지를 씁니다.
마음에 드는 맛있는 계란 생산하지는 못했어도
왕따국민 최선을 다했고 성원해주신 세상에 감사드립니다.
여기까지 온 것 하늘의 축복이고 감사드립니다.

2015. 4. 15
참손농장 1세대
이개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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